Korean United Methodist Church in Albuquerq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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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김애경 교우를 추모하는글 II  )   김애경 敎友를 추억하며


 

 

                                                                   이 미정 집사 
  2002년 11월 4일. 알버커키에는 첫눈이 내렸다는데 이곳 Socorro에는 눈 대신 비가 하루종일 내리고 있다. 창밖으로 낙엽이 다 떨어져버린 아름드리 나무 한 그루가 비를 맞고 있는 것이 바라보인다. 내가 살고 있는 집의 2층 창문에서 가장 눈에 뜨이는 것이 바로 이 나무이다. 집주인이나 세 들어 살고 있는 우리가 잘 돌보아 주지 않아서 본체보다 더 무성한 가지를 갖고 있고 곧게 뻗어 있지 못하고 왼쪽으로 조금 기울어져 있어서 균형이 잘 잡혀 보이지도 않는다. 그래도 봄 여름 가을 겨울마다 다양한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우리 가족의 주목을 가장 많이 받고 있다. 지난 봄에는 겨울이 아직 다 지나지 않은 것 같이 쌀쌀한 날씨 속에서도 다른 나무보다 먼저 연초록 잎을 내놓아서 나를 기쁘게 하여 주기도 하였다. 이번 가을에도 진노란 단풍을 잔뜩 매어 달고 있더니 어느새 잎이 거의 다 떨어져 버려 앙상한 모습이다. 이제는 잎이 몇 개만 남아 노란 리본처럼 나풀거리는 가지사이로 가랑비가 내리는 풍경을 바라보며, 어제 세상을 떠난 김 애경 교우를 추억한다.
  며칠 전에도 비가 내렸는데, 비가 그치면서 희미하게나마 둥그런 무지개가 나무 뒷 배경 하늘위로 커다란 포물선을 그리고 있었다. 나는 그날, 그 풍경을 바라보며 김 애경씨 에게 짧은 편지를 적었었다. 그녀가 위독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녀를 나의 집으로 초대하여 노란 낙엽들이 우수수 떨어지는 정원을 내려다보며 함께 식사를 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바램을 버리지 못하고 있었다. 무지개를 보면서 희망에 대하여 이야기할까 생각하다가, 모질게 병마와 싸우고 있는 그녀에게 그런 일반적인 위로가 무슨 도움이 될까 싶어서 날씨 이야기와 우리 집 정원 이야기만 몇 줄 적고 말았다. 편지를 보낸 지 며칠 지나지 않은 주일 아침에 그녀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뒷마당의 피칸나무에서 수확한 피칸 한 봉지를 그녀 몫으로 챙겨 놓았는데 이제는 영영 전해줄 수 없게 되었다. 며칠동안은 거의 의식이 없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므로 조금 일찍 편지를 보내지 못한 것도 후회하고 있다. 내가 애경씨를 만난 것은 겨우 일년 남짓밖에 되지 않았고 더욱이 함께 시간을 보낸 적도 그리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죽음이 이처럼 강한 의미가 되고 있는 이유에 대하여 생각하고 있다. 멀리 있다는 핑계로 잘 돌보아 주지 못하였던 것도 그렇지만 그녀를 위하여 좀 더 열심히 기도하지 않았던 것을 이제서야 후회한다.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도록 상납하는 우리의 기도 속에서 내가 담당하여야 할 양이 좀 부족하였던 것이 아닌가 반성하고 있다.
  앞으로는 비를 맞고 있는 앞마당의 나무를 바라보거나 어쩌다 떠오르는 무지개를 볼 때마다 애경씨 생각이 날 것 같다. 형제를 잃은 가족의 아픔에 비할 수는 없으나 그녀를 잃은 것이 참으로 가슴 아프다. 몸 속에서는 치열하게 병마와 싸우고 있었고 죽음에 대한 두려음과 젊은 인생에 대한 안타까움이 어찌 없었을까 싶으나 그녀는 늘 유머를 잃지 않았고 평온하고 꿋꿋하였다. 애경씨는 긍정적인 삶의 모습을 우리에게 보임으로써 참된 그리스도인이 어려움을 당할 때 어떻게 하여야 하는 지 실제로 본을 보여준 사람이다. 나는 앞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어려움이 닥칠 때마다 김 애경 敎友를 기억하여야 할 것이다. 박오서 권사님과 그 가족들에게 깊은 애도를 전하며 하나님의 크신 위로 안에서 평안하시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