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United Methodist Church in Albuquerque



광야의 소리 2001 가을-1

성경과 바둑



       최 건 영 집사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취미가 없다면, 아마 그것처럼 무미건조한 인생도 없을 것이다. 취미의 종류도 또한 사람만큼 다양해서, 어떤 사람들은 갖가지 운동으로, 또 어떤 사람들은 음악감상이나 독서, 그리고 또 등산이라든가 낚시, 서예 ...... 그야말로 취미는 무궁무진한 것 같다. 
 그 많은 취미중의 하나로 바둑을 들 수 있을 것 같다. 신기하게도 신동아 98년 9월호에서는 한국사람들이 가장 많이 즐기는 취미로 바둑을 꼽았다. 대개 한국의 각 가정에 가보면 설령 바둑을 못 두더라도 바둑판과 바둑알정도는 있는 것이 보통인 것 같고, 그런 것이 가장 많은 취미 인구를 갖고있다는 통계를 뒷받침 해 주는 것 같다. 더욱이 그런 많은 애기가(愛棋家) 때문인지 현재 우리의 바둑이 세계를 제패하고 있는 것도 무리가 아닌 듯 하다. 
 우선 바둑을 둘 때 사용하는 판은 가로가 19줄이요 세로가 19줄로 곱하면 361로 1년 365일과 거의 비슷한 점을 갖고 있다. 흑돌과 백돌을 번갈아 놓아가며 두는데 나중에 누가 더 많은 집을 차지하였나(計家)로써 승패를 가늠한다. 바둑은 초반의 포석과, 중반전의 복잡한 싸움, 그리고 종반전의 끝내기로 크게 나눌 수 있는데, 그 두는 과정이 사람의 인생과 아주 비슷하여서, 정적이지만 굉장히 유용한 취미라고 할 수 있겠다. 
 필자도 바둑을 꽤나 좋아하는데, 신앙생활을 하면서 바둑을 가까이 하다보니 성경과 바둑이 많은 유사성을 갖고있는 것 같아서 그것을 같이 나누고 싶어 몇 자 적는 것이다. 
 첫째로, 정직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다. 우리가 잘 아는 십계명에는 거짓증거하지 말라는 계명이 있다. 그 외에도 거짓말하지 말고 정직하게 살라는 말씀은 마음만 먹으면 이곳저곳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전도서에도 하나님께서 사람을 정직하게 창조하셨으나 사람들이 꾀를 냈다고 적고 있다.(전도서7:28) 정직하게 살 때, 다시 말해서 성경대로 살 때, 우리에게 궁극적인 행복이 있고 또 그것이 삶의 힘이 되는 것 같다. 
 정직과 비슷한 점이 바둑에서는 정석과 속임수라는 것을 들 수 있다. 정석은 말 그대로 정해져있는 돌로서 바둑의 고수들이 가장 합당한 수를 연구해서 만들어 놓은 수이다. 정석대로 두면 그 바둑이 순탄하고 힘이 있게 되지만, 속임수를 쓰면 당장은 편할지 모르지만 반드시 그 판의 어딘가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게 되어있다. 정석은 그 수가 우직하고 느려 보이나 바둑을 두는 내내 걱정을 안해도 될만하게 된다. 한마디로 후환이 없게 된다. 외국 격언에 "Honesty is the best policy"라는 말이 있다. 정석이 최선의 수이듯이 정직이 최선의 방책이다. 
 둘째로, 성경의 고린도전서 10장 13절에는 "사람이 감당할 시험밖에는 너희에게 당한 것이 없나니 오직 하나님은 미쁘사 너희가 감당치 못할 시험 당함을 허락지 아니하시고 시험당할 즈음에 또한 피할 길을 내사 너희로 능히 감당하게 하시느니라"라는 말씀이 있다. 
 바둑의 돌 하나하나는 인생의 순간 순간이라고 할 수 있다. 돌 하나를 잘못 놓으면 고전을 면치 못하고, 또 돌 하나를 잘 놓으면 순탄한 바둑을 둘수가 있다. 그러나 늘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바둑을 두다보면 여러번 위기의 순간이 닥쳐오는데(시험), 곰곰이 생각해 보면 반드시 그 위기를 벗어날 수 있는 최선의 수가 있다(피할 길을 내사). 바둑은 설령 진다해도 진 것으로 끝나지만, 성경은 우리에게 승리를 약속하고 있다(너희로 능히 감당하게 하시느니라). 한판 시작된 인생바둑이 승리로 끝난다는 보장을 받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재미없는 것 같기도 하지만, 아마 그런 생각보다는 이 험난한 세상 속에서 승리를 약속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다는 생각이 앞서야 할 것 같다. 
 셋째로, 성경은 우리에게 가장 기쁜 메시지로 부활을 얘기해 주고 있다. 사도바울은 예수그리스도의 부활이 없으면 우리의 믿음도 헛되고, 또 우리가 가장 불쌍한 자라고 하였다. 고린도전서 15장에는 온통 부활에 대한 이야기이다. 부활 때문에 우리는 힘을 얻고 영원한 생명의 소망을 갖게되는 것이다. 그런데 바둑에도 부활이 있다는 사실이다. 아마 바둑을 조금이라도 두어본 사람은 무엇을 얘기하려고 하는 것인지 금방 알 것이다. 바로 "패"라는 것이다. 바둑을 두다보면 비일비재하게 "패"가 발생하는데, 이 "패"를 잘 이용하기만 하면 죽은 돌들을 살려서 그 판을 승리로 이끌 수 있다. 일본의 초대 본인방(本因坊)(일본의 중요기전 타이틀)을 지낸 "산사(算砂)"라는 사람은 이 "패"를 잘 이용한 사람들 중의 한사람이었는데, 그가 죽을 때 "인생이 바둑이라면 패를 내서라도 살아날 것을!"하면서 죽었다고 한다. 실제로 바둑에는 부활이라는 것이 있지만, 우리의 인생에서는 예수그리스도를 통하지 않고는 부활을 할 수가 없는 것이다. "산사"가 예수를 알았더라면 진정한 부활을 알았을 텐데.......
 요즘은 internet이 발달해서 internet을 통해서 바둑을 둘 수 있게 되었다. 그러니까 얼굴을 몰라도 세계 각처에 바둑을 좋아하는 사람과 시간과 의견이 맞으면 바둑을 둘 수 있게 된 것이다.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바둑을 즐기면서 취미생활을 만끽할 수 있는 것이다. 소동파는 바둑에 대해 이런 이야기를 했다. "승고흔연 패역가희(勝固欣然 敗亦可喜)". 바둑을 둘 때 이기면, 이겨서 기쁘지만 진다해도 즐겁다는 이야기이다. 내 생각에 져도 즐겁다는 이야기는 그것으로 인해 인생의 좋은 교훈을 배웠기 때문인 것 같다. 더욱이 성경에서 가르치는 진리와 바둑에서 배울 수 있는 교훈이 일맥상통하기 때문에 바둑을 두면서 인생을 배우는 것 뿐만이 아니라 성경의 말씀을 생각하는 기회가 되어서 더욱 유용한 취미가 되는 것 같다.